빛으로 가는 길

길들이며 가야한다.

칠통漆桶 조규일 2007. 8. 18. 16:08
 

길들이며 가야한다.  / 칠통 조규일



윤회란
강물의 흐름을 따라
흘러가는 것에 익숙해져 이제는
배 멀미도 하지 않고 
뱃놀이에 빠져 세월 가는지 모르고
강물을 따라 흐르며
즐겨 노는 이가 너무 많음에도 우리는
깨어나 노를 움켜쥐고
뭍을 향해 언덕을 향해 노를 저어가고 있다.


힘겨움에 노를 놓고도 싶고
흘러가는 대로 흐름에 맡겨두고 싶고
때로는 남들과 다름없이 흥겹게 놀고도 싶고
젓고 젓어도 제자리인 듯
물살은 거세고
여기 저기 소용돌이가 인다.


익숙해져 있는 습관과 습벽
자기 자신도 모르게 이미 "내"가 된
"나"라고 하는 "나"를
어찌 한 번에 벗어날까?
익숙하지도 않은 노 젓는 행으로...


그래도 의식은 깨어
뭍에 언덕에 이르고 말겠다는 굳은 의지와 뜻을 가지고
어디로 흘러갈지 모르는 배를
어디로 갈지 날뛸지 모르는 마음이란 소의
고삐를 힘껏 움켜주고
이미 "자기화"된 "나"
자기 자신의 업(業) 식(識)이 흘러가는
흐름의 습관과 습벽을 거스르고
뭍 언덕을 행해 스스로 가도록
끊임없이 마음이란 소를 길들이며 가야한다.
 
강물의 흐름을 따라 흘러가게 해서는 아니 된다.
마음 흐르는 대로 흘러 가게해서도 아니 된다.


2003. 1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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