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가는 길

진아(眞我)의 노래

칠통漆桶 조규일 2023. 12. 3. 07:11
진아(眞我)의 노래 / 칠통 조규일
 
왜 태어났니.
고해(苦海)의 바다에 왜 태어났어.
왜 태어난지도 모르고 살아야 하고 살아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르다
죽음 앞에서 삶의 공허한 허무를 느끼나
그래도 알 수 없는 삶과 죽음을 진아(眞我)는 알고 있네.

왜 죽어야 하지.
어떻게 죽음이 닥칠 줄 모르고 죽어서 어디로 가는지 모르며 왜 죽어야 하지.
왜 죽어야 하는지 영문(靈門)도 모르고 죽어야 하는 나(假我)는
살아서 무엇을 했고 나(眞我)는 죽어서 무엇이 될까?
진아(眞我)는 알고 있네. 희미한 기억 속에 묻혀버린 생각과 행동들을...

내(眞我)가 나(假我)로 수백 수천 년을 살아도
나(假我)밖에 모르니
나(假我)는 나(假我)에 걸리어 죽을 수밖에 없다.
내(假我)가 나(眞我)를 알고 몇 시간을 살아도 나(眞我)를 바로 아니
나(假我)는 죽어 사라져도 나(眞我)는 살아 업 따라 인연 따라 흐르고 흐른다.

통곡할 일이다.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도록 통곡할 일이다.
인간으로 태어난 이생에 나(眞我)를 알지 못한다면
구천을 헤매다 어느 생에 또다시 인간과의 인연을 맺고 태어나
나(眞我)를 알고 나(眞我)로 돌아갈까.
내(眞我)가 나(假我)로 살되 나(眞我)를 모르니 얼마나 답답하고 숨 가쁜 날들인가.

수백 년을 나(假我)로 살면 뭣하나
나(眞我)를 모르고 죽으면 왜 태어나고 왜 죽어야 하는지 모르지만
단 하루를 살다가 죽어도 나(眞我)를 알면
왜 태어나고 왜 죽어야 하고 죽어서 무엇이 어디로 가는지 알지니.
나(假我)를 바로 알자.
나(眞我)를 바로 알자.
이 땅에 그리운 이 있어 선택해 내(眞我)가 오더라도
이 땅에 오기 싫어도 밀려올 수밖에 없는 나(假我)는 나(假我)는 되지 말자.



- 빛으로 가는 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