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가는 선문답

주인공은 어디에 있는가?

칠통漆桶 조규일 2005. 11. 14. 13:24

주인공은 어디에 있는가?  / 칠통 조규일



보고 듣고 말하고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자르고 태우고 더럽히고 씻기지만
본성에 이르러서는
눈으로도 보지 못하고
귀로도 듣지 못하고
말로도 드러내지 못하고
손가락으로 가리키지도 못하고
자르지도 못하고
태우지도 못하고
더럽히지도 못하고
씻지도 못한다
본성은
없는 곳 없이 두루 해 있고
드러내지 않은 곳 없이 드러내 있으며
온갖 것들이 다 무너져도 하늘과 땅이 무너져도
결코 무너지지 않고 오롯히 있다.


모든 부처님들은
단 한 번도 세간에 나타나지도 않았고
열반은 처음부터 없었다.
단 한번도 나타난 일이 없다.
방편으로 중생을 제도하고자 했을 뿐...
그럼에도 부처와 중생이 있고 주객이 있으며
경계가 있고 너와 나 우리가 있다.


살펴 보라
어디에 본성이 있고
부처는 어디에 있으며
주객(主客)은 누구고
주객이 전도된 주(主)는 누구며
주인공은 어디에 있는가?




높고 높은 봉우리
위아래 사방 팔방 시방이 없고
깊고 깊은 바다 밑
부처의 눈으로도 엿볼 수 없다.
높고 높은 봉우리가 깊고 깊은 바다 밑이고
깊고 깊은 바다 밑이 높고 높은 봉우리이다.


2005. 11. 14. 1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