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개입속으로 뛰어들면
소동파 (蘇東坡) 가 말하였다.
“배가 고프거든 비로소 밥을 먹되 배부르기 전에 그만 먹어야 한다. 산보하고 거닐며 배를 꺼트려 배가 비게되면 조용한 방에 들어가 단정히 앉아 생각을 고요히 하고 내쉬고 들이쉬는 숨을 센다. 하나에서 열까지 열에서 백까지 세어 수백에 이르게 되면 이 몸은 우뚝해지고 이 마음은 고요해져 허공과 같아지니, 번거롭게 금기하고 다스릴 일이 없어진다. 이렇게 오래 하다 보면 한 숨이 스스로 머물러 들어가지고 나가지도 않을 때가 있다. 이 때 이 숨이 8만4천의 털구멍을 통해서 구름이 뭉치듯, 안개가 일 듯하는 것을 깨달아 무시 이래의 모든 병이 저절로 없어지고 모든 업장이 소멸된다. 마치 눈먼 사람이 홀연히 눈을 뜨듯 저절로 밝게 깨달아, 이 때가 되면 남에게 길을 물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1.덕산 연밀 (德山緣密:운문종) 선사의 회하에 한 선승이 있었는데, 공부가 매우 예리하였다. 그는 ‘개에게는 불성이 없다'는 화두를 들고 있었는데 오랫동안 깨달은 바가 없었다. 하루는 홀연히 해 만큼이나 커다란 개머리가 입을 벌리고 자기를 잡아먹겠다고 덤벼드는 것을 보고는 겁이 나서 자리를 피해 달아났다. 옆 사람이 그 까닭을 묻자 자세히 이야기해 주고는 마침내 덕산선사에게 아뢰니 덕산선사가 말하였다.
“두려워할 것 없다. 단지 더욱 정신을 바짝 차렸다가 개가 입을 벌리거든 그때 그 속으로 뛰어 들어가거라. 그러면 없어질 것이다." 그는 가르쳐준대로 앉아 있었다. 밤중이 되어 개가 다시 나타나자 머리로 힘껏 한번 부딪쳤다. 그랬더니 그것은 궤짝 속이었다. 이에 확연히 깨닫고 뒷날 문수사 (文殊寺) 에 나아가 불도를 크게 떨쳤는데, 이분이 바로 응진 (應眞) 선사다.
문1."큰개가 입을 벌리거든 그때 그 속으로 뛰어 들어가거라" 하였으니 뛰어들면 어떻게 되는가?
2.야보산 (冶父山) 도천 (道川) 선사는 소주 (蘇州) 출신으로 활 쏘는 사람이었다. 숙세에 심어진 인연으로 선법 듣기를 좋아해서 늘 경덕사 (景德寺) 겸 (謙) 선사를 찾아뵙고 법을 물었는데, 겸선사는 조주선사가 ‘개에게는 불성이 없다' 하신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새벽부터 밤까지 참구만 하면서 이 때부터 직무도 수행하지 않으니 위관 (尉官) 이 화가 나서 곤장을 쳤는데, 그는 곤장을 맞는 순간 홀연히 깨쳤다.
이에 겸선사가 그의 이름을 고쳐주면서 말하였다.
“그대는 이제까지 적삼 (狄三) '이라고 불렀는데 이제 “도천 (道川) '이라고 이름지어 주겠다. 지금부터 등뼈를 곧추세워 더욱 더 정진한다면 그 도가 시냇물처럼 불어날 것이나,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말할 가치도 없게 될 것이다."
도천선사는 그 가르침을 가슴에 새겨 뜻과 서원을 바꾸지 않았다.
한번은 금강경 (金剛脛) 에 송 (頌) 을 달았는데 지금도 세상에 유행되고 있다. 야보산에서 법을 열어 동짓날 대중법문을 하였다.
“모든 음 (陰) 이 꺼지니 하나의 양 (陽) 이 생겨나 초목과 수풀에 모두 새싹이 움트는데, 오직 납승의 밑없는 발우에는 여전히 밥도 담고 국도 담는다."
「주봉집 (舟峰集)」
문2) “모든 음 (陰) 이 꺼지니 하나의 양 (陽) 이 생겨나 초목과 수풀에 모두 새싹이 움트는데, 오직 납승의 밑없는 발우에는 여전히 밥도 담고 국도 담는다." 한 도리를 일러보시오.
Re:큰개입속으로 뛰어들면
회오리가 사라지니 숨쉴곳이 또 시작 됩니다.
합장하고 저의 견해를 밝혀 봅니다.
문1."큰개가 입을 벌리거든 그때 그 속으로 뛰어 들어가거라" 하였으니 뛰어들면 어떻게 되는가?
- 뛰어들기 이전에 이미 사라졌는가 뛰어듬과 동시에 이미 하나인가 뛰어들었으니 하나가 된것인가
문2) “모든 음 (陰) 이 꺼지니 하나의 양 (陽) 이 생겨나 초목과 수풀에 모두 새싹이 움트는데, 오직 납승의 밑없는 발우에는 여전히 밥도 담고 국도 담는다." 한 도리를 일러보시오.
천지가 돌고 돌아 억만겁이 흘러도 홀연히 짝함이 없이 천지와 더불어 갈뿐이니 나(한생각)도 경계도 오로지 나(본성)일 뿐이 아닌가 합니다.
Re:큰개입속으로 뛰어들면 에 회오리가 사라지니 숨쉴 곳이 또 시작됩니다.
합장하고 저의 견해를 밝혀 봅니다.
문1."큰개가 입을 벌리거든 그때 그 속으로 뛰어 들어가거라" 하였으니 뛰어들면 어떻게 되는가?
- 뛰어들기 이전에 이미 사라졌는가
뛰어들기 이전에 사라졌다면 뛰어들 일도 없을 것이니 뛰어들 일이 없는 개에게 불성이 있는가? 없는가? 불성이 있다해도 30방 불성이 없다해도 30방이다. 말해보라?
뛰어듬과 동시에 이미 하나인가
입을 벌린 큰개의 일원상 뛰어들면 입안 입 밖 무엇으로 하나인가? 안팎 없는 하나인가? 하나라 해도 맞지를 않다.
뛰어들었으니 하나가 된 것인가
뛰어들어 하나가 되었다면 뛰어들기 이전에는 무엇이었기에 뛰어들게 되었는가? 왜??? 뛰어들기 이전 이후 무엇이 같고 다른가? 처음에도 그랬고 중간에도 그랬으며 지금도 그렇고 이후에도 그러할 것이다.
큰 개가 입을 벌리지 않을 때에는 뛰어들 수도 없지만 큰 개가 입을 벌리고 있다면 주저 말고 뛰어들어야 한다. 왜 주저 말고 뛰어들어야 할꼬? 다시 참구하여 살펴보세요.
문2) “모든 음 (陰) 이 꺼지니 하나의 양 (陽) 이 생겨나 초목과 수풀에 모두 새싹이 움트는데, 오직 납승의 밑 없는 발우에는 여전히 밥도 담고 국도 담는다." 한 도리를 일러보시오.
천지가 돌고 돌아 억만겁이 흘러도 홀연히 짝함이 없이 천지와 더불어 갈 뿐이니 나(한생각)도 경계도 오로지 나(본성)일 뿐이 아닌가 합니다. 나뿐인 곳에 짝함이 없듯 천지도 없고 억만겁도 없고 흘러갈 곳도 없으며 오고 갈 곳이 없는데 천지가 있으면 천지가 경계가 되고 흐른다면 흐르는 것이 경계가 될 것이며 더불어 간다면 더불어 가는 것 경계가 될 것이다.
가늠할 수 없는 하나의 음이 있고 하나의 양이 있으나 이는 이분법적 논리에서 보면 그러하나 이분법적 논리 이전에서 보면 무극이라 하나 이름이 무극일 뿐 무극은 큰 하나의 음이기도 하고 큰 하나의 양이기도 하다. 무극은 음이고 양이며 음은 무극이기도 하고 양이기도 하며 양은 무극이기도 하고 음이기도 하다. 이분법적 논리 이전에서 보면 무극이 양이고 양이 음이고 음이 양이다.
"모든 음 (陰) 이 꺼지니 하나의 양 (陽) 이 생겨나 초목과 수풀에 모두 새싹이 움트는데, 오직 납승의 밑 없는 발우에는 여전히 밥도 담고 국도 담는다" 음이 꺼져도 마찬가지이고 양이 꺼져도 마찬가지 음이 생겨나도 양이 생겨나도 초목과 수풀에 모두 새싹이 움트고 납승이 경계를 여의어 납승의 밑 없는 발우에는 경계가 없으나 그럼에도 경계 없는 납승의 밑 없는 발우에는 여전히 밥도 담고 국도 담아 밥도 먹고 국도 먹는다. 이러한 원인은 어디에 있다했는가? (산행에서 늘 말했던 것인데 표현만이 다를 뿐이지요.) 다시 한 번 더 확연히 살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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