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라고 말하지 마라 / 칠통 조규일
상처라고 생채기라 말하지 마라
실패라고 좌절이라고 절망이라고 고통이라고 말하지 마라
그렇게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
그대에게 행복이고 즐거움이었나를 생각해 보라.
비록 지금은 상처고 생채기며
실패고 좌절이며 절망이며 고통일지 모르지만
한때는 그대의 뜨거운 열정이었고
희망이었으며 살아있게 한 힘이었다.
열정을 다하여 꽃을 피우려고 올리던 꽃물이
눈물로 되돌아왔을 뿐이다.
다하지 않을 것 같았으면 시작도 하지 않았고
재가 되지 않을 것 같았으면 태우지도 않았다.
헤어질 줄 알기에 붙잡으려했고
끝날 줄 알기에 시작을 했다.
부서지지 않을 것 같았으면 시작도 하지 않았다.
죽을 것을 알기에 최선을 다했고
최선을 다하여 꽃을 피우려 했으며
꽃을 피우기 위하여 열정을 다한 것이다.
뜨겁게 사랑한 것이다.
상처 생채기 실패 좌절 절망... 고통이라고 말하지 마라.
지금 그대가 그것으로 힘들고 어려워서 그렇게 부르는 것이지
그것에 있는 동안 그것은 그대의 전부였으며
부드럽고 사랑스러운 행복이고 희망이었다.
다만 열정이 지나쳐 단 한 번의 사소한 일로
다시는 피어나지 못했을 뿐이다.
단 한 번의 사소한 일로 다시 피우지 못한 꽃의
많고 많은 시간 속 눈물을
상처 생채기 실패 좌절 절망... 고통이라고 말하지 마라
그것으로부터 지금의 그대가 있고 흘러가고 있으니
그것마저도 뜨겁게 사랑해야 할 일이다.
그리고 부딪쳐 오는 모든 것들을
언제나 처음인 것처럼
맞이하고 행하며
뜨겁게 사랑해야 한다.
2005. 5. 21.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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